동백꽃!

세상돋보기|2019. 10. 25. 13:56

겨울에 꽃을 피워내는 차나무과에 속하는 동백꽃의 꽃말은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자랑, 겸손한 마음이다.



동백꽃은 꽃이 질 때, 꽃잎이 한 장씩 떨어지지 않고 꽃 전체가 한꺼번에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징은 특유의 선명한 붉은색과 어우러져 처연한 느낌을 준다. 이런 이유로 예부터 동백꽃은 이루지 못한 사랑이나 깊은 사랑에 비유되곤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에 혼례식 때 동백나무를 대나무와 함께 자기 항아리에 꽂아 부부가 함께 오래 살기를 기원하기도 했다. 한편, 사람의 목이 떨어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불길하게 보는 측면도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동백꽃을 병문안 등에 가져가는 일은 금기로 여겨진다.



동백[冬伯]이라는 말 자체가 겨울의 으뜸이라는 의미다. “이라는 한자가 -elder’ ‘우두머리라는 뜻이 있다.



동백꽃은 한국, 중국, 인도차이나반도, 일본 등 아시아지역에 200여종이 서식한다. 한국은 서해 어청도부터 동해 울릉도까지 주로 바닷가에 많이 볼 수 있는 나무다. 동백꽃의 꽃봉오리를 말려서 차를 다려먹기도 하는데 쓴맛과 매운맛이 나며 어혈을 없애주고 부종을 내린다고 해서 한방[韓方]에서 약재[藥材]로도 사용하기 때문에 산다화[山茶花]라고도 한다.





한국인에게 동백꽃 하면 이미자의 히트곡 동백아가씨”, 동백나무로 뒤덮인 전남 여수의 “오동도”를 떠올린다.



함께 강원도 춘천 출신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도 연상하게 되는데 동백아가씨나 오동도는 동백나무와 연관이 있지만 소설 동백꽃은 보통 알고 있는 동백꽃과 다르다. 주로 해안가에 서식하는 동백나무와는 전혀 다르다. 강원도 에서는 산수유 꽃 색깔과 비슷한 노랑색의 꽃이 피는 생강나무를 산 동백이라고 하는데 이 나무 이름에서 소설제목을 설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생강나무를 동백나무또는 동박나무로 불렀다고 한다. 대중가요 소양강 처녀2절은 동백꽃 피고 지는 계절이 오면 돌아와 주신다고 맹세하고 떠나셨죠로 시작한다. 여기서 나오는 동백꽃 도 생강나무꽃을 가리키는 것이다. 붉은 꽃이 피는 동백나무가 자라지 않는 중부 이북 지방에서는 생강나무 열매로 기름을 짜서 동백기름 대신 머릿기름으로 사용했다.



생강나무는 잎을 비비거나 가지를 자르면 생강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생강나무 꽃이 필 때면 특유의 향기가 퍼지기 때문에 근처에 생강나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는 바로 생강 냄새 를 가리키는 것이다. 생강이 아주 귀하던 시절에는 이 나뭇잎을 가루로 만들어 생강 대신 쓰기도 했다.




동백꽃에는 아카시아 못지않게 꿀이 많다. 한국에서는 동백꽃이 만발하는 겨울에 곤충들이 활동 할 수 없으며 대신해서 참새와 비슷하게 생긴 동박새가 꿀도 빨아 먹고 꽃가루를 매개 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동백꽃을 조매화[鳥媒花]라고도 하는 것이다.



동백꽃은 꽃자루가 길어 꿀샘이 꽃속 깊숙이 있고, 동박새의 부리는 길어 꿀샘을 찾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한다동박새의 얼굴 주위에는 털이 많아 꿀을 먹는 동안 꽃가루가 털에 묻게 되고, 털에 묻은 꽃가루를 통해 동백꽃의 수분을 도와준다고 한다.




오페라 라트라비아타를 예전엔 '춘희'라고 부르던 한자식 표현을 바꾸어 요즘엔  '동백꽃 아가씨'라고 부른다. 유럽의 18~19세기에 서양에 없던 동백나무가 프랑스 이태리를 비롯한 서양의 각 지방에 퍼지면서 엄동설한에도 정열적인 빨강색의 꽃을 피우는 동백꽃이 오페라에 등장할 정도로 서양 사람들이 열광했다.



열광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바로 샤넬인데, 샤넬의 동백꽃은 옷, 신발, 가방, 향수, 악세사리 등 샤넬의 품목 중에서 빠지지 않은 모티브이다. 동백꽃을 사랑한 샤넬이라고 할 정도로 샤넬의 동백꽃은 흰색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샤넬의 동백은 단순하지만은 않다. 다양한 재질과 감촉으로 동백꽃을 살리고 있는 것이 샤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도 동백기름은 식용유나 화장품 원료 등에 쓰이고 있다. 목재는 가구나 조각, 세공 재료로 사용한다.



2018년에는 제주4·3 평화재단,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아래 4·3 범국민위) 등이 협업해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에서 4·3 희생자 추념기간 동안 동백꽃 배지 달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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