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

세상돋보기|2019. 12. 24. 14:26


JTBC는 23일 jtbc 뉴스룸을 6년 4개월 동안 이끌어왔던 손석희 앵커가 앵커직에서 물러나 대표이사직만 수행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손석희 사장도 이날 오후 사내 회의에서 "내년 1월2일 신년 토론까지만 진행하고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의 jtbc 뉴스룸에서 하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내부 기자들이 "보도국 구성원들의 의견이 배제된 채 결정됐다"며 반발했다. 지난 23일 한국기자협회 JTBC지회는 "jtbc 뉴스룸은 JTBC의 보도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온 손석희 앵커의 갑작스러운 하차에 반대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보도 자율성의 침해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만큼 사측이 책임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라고 회사에 요구했다. 



앞서 JTBC는 이날 "오는 1월 6일부터 손석희 앵커가 jtbc 뉴스룸에서 하차하고, 대표이사직만 수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중 '뉴스룸'은 서복현 기자와 안나경 아나운서가, 주말은 한민용 기자가 단독 진행한다. 또한 '정치부 회의'는 '뉴스룸'에서 '비하인드 뉴스'를 진행해 왔던 박성태 기자가 맡게 됐다.



손석희 사장의 앵커직 하차는 그동안 수차례 논의돼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석희 사장이 지난해 JTBC 전체 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맡기 전부터 보도·시사 부문 총괄 책임자로 활약하며 구성원들의 신뢰를 받아왔던만큼, 기자들의 반발은 더 큰 상황이다. 


손석희 사장은 JTBC지회의 이같은 반발과 관련해 24일 입장문에서 손석희 사장은 뉴스룸 앵커석에서 물러나는 배경에 대해 '중요한 것은 사측이 앵커 하차를 제안했지만 동의한 것은 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JTBC 보도국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앵커 하차 문제는 1년 전 사측과 얘기한 바 있다. 경영과 보도를 동시에 하는 건 무리라는 판단은 회사나 나나 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렇게 이해했다'며 밝혔다.


하차 시기를 고민했지만 후임자에게 빨리 자리를 넘겨 적응하도록 하자는 판단에 따라 다음 달 2일을 앵커직 사퇴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손석희 사장이 경영진의 결단에 의해 하차했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손석희 사장을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든다. 


손석희 사장은 각종 설문조사에서 존경하는 인물 언론인 부문 1위로 뽑힐 정도로 jtbc 뉴스룸으로 JTBC의 이미지 제고에 기여해왔지만, 최근 손석희 사장이 여러 이슈들의 중심에 서며 위기 상황에 몰린 만큼 경영진이 JTBC 이미지 유지를 위해 그를 제거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 2월 손석희 사장은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를 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져 조사를 받았다. 이 사건은 '공정함'이 생명인 언론인 손석희 사장에게 치명적 이미지 손상을 안겼다.


김씨는 손석희 사장이 2017년 4월16일 경기 과천시 소재 한 교회 인근 주차장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보도를 막기 위해 JTBC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고, 지난 1월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소재 한 일본식 주점에서 자신을 회유하다가 전치 3주에 달하는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손석희 사장이 2년간 월수입 1000만원이 보장되는 용역계약을 제안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손석희 사장의 이미지가 미처 회복되기도 전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 상황을 공정하게 전달하지 못했다며 시청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고 시청률 하락을 겪기도 했다. 지난 10월27일~30일 실시한 미디어오늘·리서치뷰 공동 여론조사결과 조국 사태를 가장 공정하게 보도했다는 방송사로는 MBC 19%, TV조선 17%, JTBC 14% 순으로 꼽혔다. 


청와대가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한 지난 8월9일 이후 10월27일까지 80일간 방송사 메인뉴스 시청자 수 분석결과 MBC와 TV조선은 눈에 띄게 상승한 반면, JTBC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때쯤 손석희 사장이 내부 기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문도 불거졌다.


여기에 지난 16일엔 잘못된 보도로 손석희 사장이 뉴스룸 진행 도중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손석희 사장은 이날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과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수익 배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 9일 jtbc 뉴스룸은 방탄소년단이 소속사 빅히트와의 수익 배분 문제로 대형 로펌에 법률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후속 취재한 결과 실제 법적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일이 연달아 겹치면서 손석희 사장의 이미지 하락은 겉잡을 수 없게 됐으며, 경영진이 결국 손석희 사장을 하차시켰다는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손석희 사장이 자의로 하차했다고 보는 이들은 그가 본인의 친정인 MBC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2017년 12월 부임 이후 2년째를 맞은 최승호 MBC사장이 연임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그 빈 자리를 손석희 사장이 채울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이날 이런 내용이 증권가 '지라시'에 등장하기도 했다. 최승호 사장은 2020년 2월 임기가 만료되며, 손석희 사장은 내년 1월2일 신년 토론까지만 진행하고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같은 관측들에 대해 JTBC 측은 손석희 사장의 하차가 단순히 세대교체를 위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JTBC 측은 "앵커들의 세대교체 뿐 아니라, 여성단독 앵커 체제 등의 변화도 나타날 예정이다. 뉴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개편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주중 jtbc 뉴스룸은 서복현 기자와 안나경 아나운서가 투톱 체제로 운영하며, 주말은 한민용 기자가 단독으로 진행한다. `정치부 회의`는 뉴스룸에서 `비하인드 뉴스`를 진행해 왔던 박성태 기자가 담당한다.



주말 단독 앵커를 맡은 한민용 기자는 지난 1년 동안 주말 jtbc 뉴스룸을 진행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민용 기자는 1989년 서울 출생으로 올해 31세 이다. 베이징대학에서 예술학과 경제학, 뉴욕 시립 대학교에서 금융학을 공부했다. 이후 2013년 MBN 입사했고 2017년에는 JTBC로 이직해 정치팀 기자로 활동중이다. 



정치부 회의의 박성태 기자는 그동안 주중 jtbc 뉴스룸에서 비하인드 뉴스를 맡아 손석희 사장과 호흡을 맞춰왔고 뛰어난 순발력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손석희 사장은 총선 출마설, MBC 사장 지원설에 대해 일축하고 대부분 음해용이라고 하며, 제안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손석희 사장은 마지막으로 '오랜 레거시 미디어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나는 이제 카메라 앞에서 물러설 때가 됐다'며 '누가 뭐래도 JTBC는 새해 새 전망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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